The Chow Kit
쿠알라룸푸르 Kuala Lumpur Mr & Mrs Smith
숙박 후기더 초우킷은 하얏트 간판을 단 호텔이 아니다. 하얏트가 인수한 부티크 호텔 컬렉션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에 들어 있는 독립 호텔이다. 하얏트 채널로 예약하면 숙박 실적이 쌓이고, 서로 다른 브랜드에 묵을수록 보상을 주는 브랜드 익스플로러에서도 브랜드 한 칸으로 인정된다. 그 한 칸을 채우려고 1박을 잡았는데, 숙박비 부담은 적고 만족도는 높았다.
초우킷이라는 동네
동네 이름은 화교 사업가 로크 초우킷에게서 왔다. 페낭에서 태어난 광둥계 상인으로, 19세기 말 주석 광산 개발로 중국계 자본이 쿠알라룸푸르에 몰리던 시절 여러 주석 광산 회사의 대주주였고, 현지 자본으로는 처음으로 이 도시에 백화점을 세웠다. 초우킷 거리와 모노레일 역 이름이 모두 그를 따른다.
한때는 뒷골목에 홍등가가 있던, 도시에서 손꼽히는 낙후 지역이었다. 지금은 도심과 가깝다는 이유로 개발이 밀려 들어와 주변에 큰 건물이 하나둘 올라가고 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초우킷 시장도 이 동네에 있다.
호텔
방은 부티크 호텔답게 작고 좁다. 대신 구석구석 디자인이 독특하다. 설계와 인테리어는 뉴욕 브루클린의 디자인 회사 스튜디오 택이 맡았다. 칠팔십 년대 초우킷의 거리와 밤 풍경을 모티프로 삼았고, 로비의 직물에는 옛 초우킷에서 거래되던 천의 흔적을 담았다고 한다. 밖에서 보면 뉴욕의 플랫아이언 빌딩을 작게 줄여 놓은 듯한 모양이다. 객실은 113개다.
호텔 바로 옆으로 모노레일이 지나간다. 열차가 쉴 새 없이 오가서, 창밖으로 지나가는 객차 안 승객들 얼굴까지 보일 정도다. 큰길가라 밤에도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에 예민하다면 조금 거슬릴 수 있다.
1층 식당
하얏트 계열이 아니라 제휴 브랜드라서, 글로벌리스트에게 주는 무료 조식은 없다. 대신 1층 레스토랑에서 마실 수 있는 웰컴 드링크 한 잔을 받았다. 투숙객 모두에게 주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동네가 걷기에 불편해서 끼니도 이 식당, 초우킷 키친 앤 바에서 해결했다. 식민지 시절 말라야풍으로 꾸민 올데이 다이닝으로, 말레이시아 음식을 요즘 식으로 낸다. 값은 동네 식당보다 꽤 비싸다. 그래도 직접 만든 삼발 소스가 아주 맛있었다. 요즘 탄수화물을 먹지 않아 밥은 시키지 않았는데, 이 삼발 때문에 결국 밥을 따로 주문했다.
뇨냐 요리와 하이난 사람들
호텔 주변에는 뇨냐풍 식당도 몇 곳 있다. 뇨냐 요리는 일찍 건너온 중국계 상인이 현지 여성과 가정을 이루며 생긴 페라나칸 문화의 음식으로, 부엌을 맡던 그 집안 여성을 부르는 말 '뇨냐'에서 이름이 왔다. 중국식 조리법에 코코넛 밀크와 레몬그라스, 갈랑갈, 강황, 새우 페이스트 블라찬 같은 말레이 재료를 쓰는 것이 특징이라, 중국 음식인데 맛은 동남아시아 쪽에 가깝다.
현지에서 들은 하이난 사람들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하이난 출신은 광둥이나 푸젠 출신보다 늦은 19세기 말에야 이쪽으로 건너왔다. 다른 지역 출신이 이미 자리를 잡은 뒤라 영국인과 부유한 페라나칸 가정, 영국 배에서 요리사로 일한 경우가 많았다. 제2차 세계대전과 일본 점령기를 거치며 그 일자리가 사라지자 이들은 커피숍 코피티암과 식당을 차렸다. 코코넛 밀크와 달걀, 판단 잎으로 만든 카야 잼을 바른 토스트, 하이난 원창의 삶은 닭 요리에서 나온 하이난 치킨 라이스가 그렇게 퍼졌다. 그 배경을 알고 먹으니 익숙한 음식이 더 흥미로웠다.
걸어 다니기
호텔 앞 술탄 이스마일 거리는 고가도로와 모노레일이 머리 위로 지나가는 복잡한 도로다. 걸어 다니기에 불편하고, 걸어서 갈 만한 곳도 마땅치 않다. 이 동네에서는 산책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다.
작고 좁지만 디자인이 예쁜 부티크 호텔이다. 이 근처에 올 일이 있다면 한 번쯤 묵어 볼 만하다.
기본 정보
- 브랜드
- Mr & Mrs Smith
- 주소
- 1012, Jalan Sultan Ismail, Chow Kit, Wilayah Persekutuan, Kuala Lumpur, Selangor, 50100
- 체크인
- 14:00
- 체크아웃
- 12:00